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53. 코킹 요령과 타이밍

임팩트 직전까지 그대로 원심력 최대한 살리세요
좋은 샷을 위해선 손목 코킹이 아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코킹의 원리는 뭔지, 정확히 언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망치로 못박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망치와 손이 일직선을 이룬 채 망치질을 한다면 힘만 많이 들 뿐 못을 제대로 때리기가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손목을 살짝 꺾었다가 망치의 무게를 느끼면서 때리면 훨씬 수월하고 정확하게 못을 박을 수 있지요. 이게 바로 코킹의 원리예요. 손목을 유연하게 사용함으로써 샷의 파워와 정확성을 꾀하는 것이지요.

어찌 보면 쉽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지만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는 코킹을 제대로 하는 분이 그리 많지 않아요. 코킹의 효험을 잘 느끼지 못하고 골프를 치는 셈이에요.

그럼 백스윙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손목의 움직임을 관찰해 볼까요. 사진A를 보세요. 클럽을 몸의 오른쪽 뒤로 살며시 빼면서 손목을 자연스럽게 꺾어 줬어요.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 클럽을 들어올리지는 않는지 한번 점검해 보세요. 클럽 샤프트가 지면과 수평이 될 때 왼손목이 사진처럼 적당히 꺾이는 게 정상적인 동작이에요. 스윙 아크를 크게 하려는 생각에 클럽을 몸 뒤쪽으로 부자연스럽게 멀리 뺀다면 이런 자세가 나오지 않지요. 특히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 여성 골퍼에게 백스윙 초기 동작에서의 이와 같은 코킹은 중요합니다.

사진B는 백스윙의 정점입니다. 사진A에서 만들어진 코킹을 유지하면서 왼쪽 어깨가 오른쪽 발 위치에 올 때까지 몸통을 틀어 준 거예요. 왼쪽 손목과 클럽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가 거의 90도를 이루고 있지요. 이때 주의할 건 너무 과도하게 코킹을 해 클럽 헤드가 몸통 왼쪽 아래쪽을 향해 늘어지지 말도록 하라는 것이에요. 그렇게 오버 스윙할 경우엔 뒤땅을 때리는 등의 엉뚱한 샷이 나오기 쉬울 거예요. 손목이 손등이나 손바닥 쪽으로 꺾여도 곤란해요. 클럽 헤드가 그리는 스윙 궤도가 비정상으로 이뤄지게 되지요. 그러니 반드시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운 형태로 코킹을 하도록 하세요.

사진C는 다운스윙 때의 코킹 상태예요. 여전히 손목을 꺾은 채 몸의 안쪽으로 클럽을 끌고 내려오고 있지요. 이렇게 임팩트 직전까지 코킹을 풀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다운 스윙하는 것이 오늘의 핵심이에요. 아이언도 우드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해야 두 손이 클럽의 헤드보다 먼저 앞서간 상황에서 임팩트가 이뤄지게 돼요. 프로들이 강조하는 '레이트 히트(late hit)'란 바로 이걸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고 코킹이 일찍 풀린다면 클럽 헤드가 손보다 먼저 앞쪽으로 나가면서 공을 퍼올리는 듯한 샷을 하기 쉽지요. 당연히 공이 날아가는 방향도 들쭉날쭉할 것이고요. 공을 세게 때리겠다는 마음이 그런 성급한 샷을 만들지요.

결론적으로 말해 클럽 헤드의 무게를 느끼면서 코킹을 끝까지 유지하고, 원심력을 이용한 강력한 임팩트가 결합되면 공은 절로 멀리 날아갈 거라는 거지요. 매번 샷할 때마다 그런 느낌을 잃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연습해 보세요.

코킹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해요. 코킹에 너무 신경쓰다 보면 샷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든가, 클럽의 무게를 느끼다 보면 코킹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 등이에요. 다 맞는 말이지요. 중요한 건 스윙 단계마다 적절히 코킹이 진행되도록 평소에 충분히 몸에 익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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