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 잡은 손 힘을 빼라...

그립의 힘은 처음 그대로

이승호는 "부정확한 샷이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은 너무 강하게 치려고 힘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 대부분이 어드레스 때 부드럽게 그립을 잡았다가도 임팩트 때는 세게 때리려고 힘껏 그립을 쥐는 경우가 많다. 그립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면 온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자세와 균형이 흐트러지게 된다는 것이 이승호의 지적이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스위트 스팟(sweet spot)에 맞히기도 어렵고 팔로 스루도 제대로 되지 않아 오히려 비거리가 줄게 된다는 것이다.

이승호는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으실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립을 잡은 손의 힘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유지해야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부드럽게 연결되고 손과 팔, 몸이 조화를 이루면서 스위트 스팟에 공을 맞히는 견고한 임팩트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었다.

오른손으로 목표물과 악수를

그럼 임팩트 전후에 급격히 몸의 중심이 무너지는 아마추어들이 '온몸을 제대로 던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몸이 무너지는 것도 결국은 세게 치려는 생각이 앞서 공을 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나가거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스윙의 최종 단계인 피니시 자세를 제대로 만든 뒤 팔로 스루와 임팩트 등 스윙 동작을 거꾸로 점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올바른 피니시 자세에 신경을 쓰면서 가볍게 스윙을 하다 보면 팔로 스루와 임팩트 동작까지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승호는 "올바른 피니시는 체중은 완전히 왼발 쪽에 실리고, 오른발은 가볍게 지면에 닿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윙 궤도를 따라 팔로 스루를 마친 팔과 클럽은 자연스럽게 머리 뒤쪽으로 돌아가고, 온몸이 목표 방향을 응시하는 듯한 자세를 만들면 피니시 자세가 완성된다는 얘기였다.

이승호는 "짧은 클럽으로 이 동작을 반복해서 익히면 스윙 리듬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진다"며 권했다. 팔로 스루를 제대로 하기 위해 이승호가 권하는 비결 한 가지 더. "임팩트 순간 목표물과 악수를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 방향으로 오른팔을 쭉 뻗어보세요. 이런 식으로 팔로 스루를 하면 방향성과 파워가 동시에 좋아져 오래지 않아 장타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In His Grip, 나를 붙드신 주님의 그립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 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시 37:23-24)


치과의사에서 프로골퍼로 전향해 메이저 3승 포함 50승을 거둔 캐리 미들고프는 "그립은 골퍼재산이다"라고 말했다. 벤 호건은 “좋은 골프는 좋은 그립에서 시작된다(Good golf begins with a good grip)”고 주장했다. 골프의 제왕 아놀드 파머의 아버지 데컨 파머는 그립만 좋다면, 약간의 능력과 높은 열망만 있어도 누구나 좋은 골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With a good grip, a little ability and a lot of desire, anybody can become good golfer).

실력이 좋은 골퍼들 중에서 스윙 폼이 엉성한 경우는 쉽게 볼 수 있어도, 그립이 잘못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어떤 이는 스트롱 그립을 또 어떤 이는 스퀘어 그립을 하지만,

실력자들의 그립에는 나름대로 안정감이 보인다. 또한 상급자들의 경우 장갑의 손바닥 아랫 부분이 구멍이 나 있는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래서 그립을 잡는 것만 보아도 골프를 어느 정도 치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안정된 골프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음의 내용을 염두에 두자.

[그립 잡는 방법]

? 팜 그립 vs 핑거 그립

골프 선수나 파워 넘치는 골퍼들의 경우 그립이 손바닥에 치우치는 팜(Palm) 그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아마추어 골퍼나 노약자, 여성의 경우에는 손가락 뿌리 쪽으로 치우치는 핑거 그립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 슬라이스를 어느 정도 치유하는 효과도 생긴다.

? 위크 그립 vs 스트롱 그립

몸과 어깨 회전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다소 위크 그립이라 하더라도 무방하지만,

일반 아마추어나 여성의 경우에는 다소 스트롱 그립이 더욱 유익하다고 본다.

그립을 잡는 것은 처음에 길을 잘 들여야 한다. 한 번 몸에 밴 이후에는 어드레스 때에

고쳐 잡았다가도 백스윙 직전에 원래의 그립으로 돌아가는 골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립의 강도]

클럽을 견고하게 그립하라는 말을 많은 아마추어는 클럽을 힘껏 쥐라고 해석하는 실수를 한다. 골프의 전설 샘 스니드는 "캐디가 클럽을 당신에게 넘겨줄 때의 강도가 바로 그립의 이상적인 강도"라는 말을 남겼다. 나는 "그립의 강도는 유치원 어린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정도면 족하다"라고 말한다. 누구는 어린 새를 손에 잡고 있는 정도라고 이야기 했고, 또 치약을 가볍게 짜는 악력이라고 이야기했다. 중요한 것은 그립을 힘껏 꽉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립을 아주 강하게 잡으면 이내 팔뚝이 긴장되고 팔이 지나치게 긴장이 되면 그것은 어깨를 거쳐 상체 전체가 경직되기 십상이다. 망치질을 할 때, 파리채로 파리를 잡을 때 또 주부들이 도마 위의 음식물을 다질 때처럼 그립은 견고하지만 긴장이 될 정도로 꽉 잡아서는 안 된다. 그저 손에서 빠져 나가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기를 권하며 바비 존스의 명언을 소개한다. "그립을 너무 세게 잡으면 그로 인해 백스윙이 불가피하게 짧아진다(A back-swing that is too short inevitably goes with a grip that is too tight)“

[일관성 향상을 위한 그립 요령]

그립의 끝까지 잡고 스윙하면 스윙 아크가 커져서 거리가 더 늘어난다는 것은 물리학적으로 맞는 이론이 틀림없지만 실제로는 별로 영양가가 없다. 왜냐하면 방향성과 일관성 그리고 컨트롤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좁은 페어웨이에서 또 좋지 않은 라이에서 제어력이 높은 스윙을 구사하려면 어떤 클럽이든 내려 잡는 것이 현명하다. 수시로 오비와 로스트 볼이 생기더라도 어쩌다 한 번 잘 맞은 볼 거리에 목숨을 거는 사나이(거목사)가 아니라면 어느 클럽이라도 그립의 끝 1/10을 남기고 잡는 것이 좋다. 나는 ‘그립도 십일조 하라’고 강력히 권한다. 페어웨이 안에 떨어진 볼의 평균 거리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최연소로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가 된 신지애 선수가 우승 소감 중에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무척 떨렸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 라운드에 신지애 프로가 그립을 얼마나 내려 잡고 샷을 했는지 중계방송을 유심히 본 골퍼들은 왜 그랬을지 그 깨달음이 있었을 것이다.

돌 잔치에 가면 아기가 연필을 잡는지 실을 잡는지 아니면 다른 것을 잡는지에 축하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아기는 물론 내 손에 무엇을 잡았는지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주님의 손에 잡혀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립이 골퍼의 재산이라면 주님의 그립은 구원의 축복이다. 그래서 나는 In His Grip 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이승호는 4, 5번 아이언과 관련해 두 가지 원칙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①부드럽게 천천히 ②어깨를 충분히 돌려 스윙을 하라는 것이었다.

"아마추어들은 롱 아이언의 그립을 쇼트 아이언보다 훨씬 강하게 잡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그립을 있는 힘껏 잡고 세게 스윙을 할수록 비거리는 거꾸로 줄어들죠." 골프는 역발상의 스포츠라는 점을 이승호는 강조했다. 높은 탄도의 공을 치고 싶다고 아이언으로 퍼 올려치면 정반대로 떼굴떼굴 굴러가는 '쪼로'가 나고 만다.

이승호는 그립도, 스윙 템포도 '부드럽게' 하는 것이 롱아이언 샷의 첫 번째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클럽 샤프트가 충분히 돌아가면서 원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샷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롱 아이언일수록 스위트 스팟에 정확히 맞아야 제 거리를 낼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 위치를 왼발 쪽으로 더 옮겨야 하는 이유도 쇼트 아이언보다 긴 클럽 샤프트가 제대로 공을 맞힐 때까지 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깨를 충분히 돌려'를 롱아이언의 두 번째 원칙으로 꼽은 이유는 뭘까. 이승호는 "어깨를 회전시키지 않고 클럽을 추켜올리는 백스윙으로는 롱아이언의 거리를 제대로 내기 어렵다"고 했다. 왼쪽 어깨 뒤의 근육이 쭉 펴지는 걸 느끼면서 왼쪽 어깨가 턱밑까지 오도록 천천히 어깨를 돌리는 것이 제대로 된 백스윙 회전이다.

백스윙이 제대로 됐다면 헤드 무게를 느끼며 골프채를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클럽 헤드의 원심력에 몸을 맡긴다면 롱아이언에 숨어 있는 깜짝 놀랄 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승호의 레슨이었다. "다른 건 다 잊으셔도 돼요. 클럽 헤드가 무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천천히 부드럽게 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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